이택광의 전두환 발언 왜곡 인물과 오류

이택광 ‏@Worldless
박철언 전 장관 회고록이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김일성에게 보낸 전두환 친서에 담긴 내용은 이번에 공개된 노무현-김정일 회담 저리 가라는 찬양이다. 외교적 수사를 정치투쟁의 근거로 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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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전두환 친서에 나오는 내용: "주석님께서는 광복 후 오늘날까지 40년에 걸쳐 조국과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모든 충정을 바쳐 이 땅의 평화 정착을 위해  애쓰신 데 대해, 이념과 체제를 떠나 한민족의 동지적 차원에서 경의를 표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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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친서는 적국의 '수괴' 김일성에게 "조국과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면서 "평화 정착을 위해" 애썼다고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있다. 여기에 대한 김일성의 화답이 "평양에 자주 오시라"는 것이었다니, 노무현 전 대통령 나무랄 명분이 없다.

이택광이 인용한 저 발언은 정확하게는 이렇다.
1985년 9월 5일 김조의 허담이 아래와 같은 내용의 김일성 친서를 가지고 전두환을 찾아온다.

서울 대한민국 대통령 전두환 각하 
나는 이번에 대통령 각하가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진행하기 위하여 평양을 방문할 데 대한 의향을 표명하신 것과 관련하여 그 준비사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허담 동지를 나의 특사로 서울에 파견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면서 이 기회를 리용하여 각하에게 따뜻한 문안의 인사를 보내는 바입니다. 
허담 비서는 나의 대리인으로써 서울에 가면 대통령 각하에게 보내는 나의 말을 전하게 될 것이며 각하의 평양방문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일련의 문제들을 협의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대통령 각하가 그를 신임하고 평양에서 북남최고위급회담을 진행하는 데서 제기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충분히 협의하여 주기 바랍니다. 
나는 대통령 각하의 호의적인 관심 속에서 나의 특사의 서울 방문이 좋은 결실을 가져오며 각하와의 뜻깊은 평양상봉이 꼭 이루어지게 될 것을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나는 대통령 각하가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1987년 9월 3일 평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김일성 (*1987년은 1985년의 오기)

이 친서를 읽고 전두환은 이런 화답을 한다.

전두환: 주석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경청해보니 내용 하나 하나가 내 생각과 거의 동일합니다. 김 주석께서는 공개적으로 말씀이 계셨지만 40년 전에는 민족해방 투쟁으로, 그리고 평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애써오신 충정이 넘치는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장세동이 1985년 10월 17일 전두환의 친서를 가지고 김일성을 방문한다.

장세동: 그 동안 일제하의 항일투쟁을 비롯하여 40년간 김주석께서 북녘 땅을 이끌어 오시고 그 동안 평양의 우뚝 솟은 의지를 보고 이러한 발전을 위하여 심려해오신 점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다시 드립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는 비록 체제와 이념은 다르지만 주석님의 조국애와 민족애를 높이 평가하고 계십니다.

그러자 김일성은 이렇게 화답한다.

김일성: 감사합니다. 나는 대통령께서 이처럼 따뜻한 친서를 보내주고 특사로서 장 부장을 보내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김일성: 감사합니다. 나는 장 부장께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친절하고 애국의 지성을 담은 좋은 말씀을 전달해주신 데 대하여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택광이 인용한 전두환의 발언은 친서에 담긴 내용이 아니라 허담에게 전두환이 한 말과 장세동이 김일성에게 한 말을 섞어 놓은 것이다.
일종의 왜곡된 발췌본인 셈이다.
또 전두환의 친서에 대해 김일성이 화답으로 평양방문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그전에 이미 그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었고 김일성이 친서를 통해 먼저 꺼낸 것이다.
독립운동을 한 김일성과 한국전쟁때 입대한 전두환 간에 위상의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노무현이 김정일에 대해 취한 정도의 저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외교적 수사가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에는 동감한다.
그런 역사적 사례는 매우 많다.

"급히 장수 한 사람을 보내어 신의 나라를 구원하여 주십시요. 마땅히 저의 딸을 보내어 후궁에서 청소를 하게 하고, 아울러 자제들을 보내어 마굿간에서 말을 먹이게 하겠으며 한 치의 땅이나 한 사람의 匹夫라도 감히 저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고려 장수왕의 압박을 받은 백제 개로왕이 북위에 보낸 국서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나 북위는 이를 거부하였고 그러자 백제는 북위에 대한 조공을 중단하였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고려 장수왕은 백제를 침공하여 개로왕을 죽이고 한강 유역을 차지했다.
나라의 존망에 비하면 저자세 외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 김정일 회담은 김정일에게 저자세를 취할 만큼 절실한 상황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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